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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서교동 카페골목의 중심부에 살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처음 이사왔을 때도 '야~ 카페 많다!' 했는데 그 후로 새로 생긴 카페도 여럿이다. 원래 상가로 지어진 자리는 벌써 꽉 찼다. 지하주차장을 개조하거나, 아얘 가정집을 한 채 개조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택배회사 물류창고가 카페로 변신했고, 퀵서비스 사무실도 카페 공사중이다.

내가 사는 집을 기준으로. 앞집 카페. 그 옆집 1층 카페, 2층도 카페. 그 앞집에 카페. 대각선 집은 지하-1층-2층짜리 카페. 아까 앞집 기준으로 반대쪽 옆 건물은 1층 와인집, 2층 북카페, 3층도 무슨 카페. 골목건너 1층은 요리집인데 2층은 카페. 맞은편 건물 1/2층짜리 카페고 3층도 카페. ..... 뭐 이런식.

전부 장사가 될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뭐- 되니까 하겠지.

술집이 즐비한 골목보다는 훨씬 좋다. 카페마다 분위기가 다르니까 찾아다니는 맛도 있고. 아무래도 술먹고 이성을 잃은 대화보다는 차 한잔 하면서 오가는 대화쪽이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카페들이 내용보다는 겉모습에 더 신경쓰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인테리어야 워낙들 잘 하셔서 어느 카페를 가도 촌스럽거나 그렇진 않은데.

의자가 불편하거나, 환기가 잘 안 되거나, 조명이 구려서 눈이 아프거나, 음악이 너무 별로이거나, 페인트냄새같은게 너무 나거나(특히 새로 연 곳일수록) .. 이런 기본적인게 아쉽기도 하고.

음료나 음식이 진지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메뉴판은 화려한데 먹어보면 그다지 잘 모르겠는 경우도 많고. 커피나 차 종류가 엄청 많고 전문적이어 보이기는 한데 .. 입이 막되먹어서 그런지 -_- 잘 모르겠기도 하고.

요 근래에 갔던 카페에서. 메뉴가 별로 없더라. 커피도 아메리카노, 설탕우유커피 이렇게 두 가지던가? 그런데 주인도 친절하고, 환기도 잘 되고, 설탕우유커피 맛도 좋았다. 너무 다방스럽지도 않고 너무 멋있는 척 하지도 않고.

멋 부리고 힘 주는 것 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카페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p.s : 그리고 값들 좀 내려라. 요새 좀 뜬다고 너무들 올렸더라?
Posted by sh.
어디선가 공짜로 받은 물건이 비싸게 산 것 보다 마음에 들 때가 있다. 이런 것들의 특징은, 다시 구할 수 없다는 점.

라디오를 듣다가 십여년 전 백화점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면기(綿器)에 대한 사연을 들었다. 크기도 적당하고 질도 좋아서 아껴 썼는데 어쩌다 깨뜨리게 됐단다. 사은품인데다 워낙 오래전에 받은 물건이라 다시 구할 길이 없어 아쉽다고.

상상마당에서 영화를 보고 받은 무지 수첩이 꽤 예뻤는데 P양에게 줬다.
언젠가 B모님에게 받은 검정 다이어리는 심플하고 질이 좋아 애용중이다. 내년에도 받을 수 있을까? ㅎㅎ
언젠가 구글에서 받아온 볼펜은 공식보급품인 BIC볼펜보다 사무실에서 인기가 좋다. 심지어 '구글 볼펜 남은 분?'하고 돌아다닌 사람도 있다.

.. 그냥 그렇다고.
Posted by sh.

줄을 길게-

분류없음 2008/10/19 23:19
이룰 가능성이 있는 것만을 희망하자꾸나! 조금이라도 고쳐보자고. 조금도 많아. 하나를 고치면 다른 수천 가지를 변화시키니까.

그런가요?

저기 저 개는 줄이 너무 짧아. 그걸 바꿔봐. 그러면 개는 그늘에 들어갈 수 있을 테고, 그러면 드러누워서 짖기를 멈추겠지. 그렇게 조용해지면 저 집의 어머니는 부엌에 카나리아 새장을 걸어 놓고 싶었다는 게 기억날 거야. 카나리아가 노래를 불러주면 그녀는 다림질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테고, 새로 다린 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아버지의 어깨는 조금 덜 쑤시겠지. 그러니까 퇴근해서 집에 오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십대인 딸과 가끔씩 농담을 할 거야. 그리고 딸은 큰맘먹고 이번 한 번만 남자친구를 저녁식사 때 집에 데려가자고 결심할 거야. 그리고 아버지는 그 젊은 친구에게 언제 같이 낚시를 하러 가자고 할 테고...
누가 알겠니? 그냥 줄을 길게 늘여보는 거야.

개는 아직도 짖고 있었다.

_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중에서 via 놀멘놀멘쉬엄쉬엄
어디서 글 퍼오는 것은 가급적 안 하려고 하는데 느낌이 땅 하고 오길래 퍼봤습니다. 책을 읽어봐야겠군요.
Posted by sh.